Vol 34. 인터넷 밈 마니아 김상진 작가의 예술 💻

썸네일 출처 :  김상진 작가 인스타그램, revreflections


Vol 34. 인터넷 밈 마니아 김상진 작가의 예술 💻   

: 밈 특유의 웃픈 질문에 영감을 받아 작업하는 김상진 작가의 예술에 대해 알아보아요! 😂 




먼저 보고 들어가는 키워드 


1. 밈(Meme) 😝 

김상진 작가는 자기 일상의 일부임과 동시에 단순한 웃음 소재로 사용되지 않는 밈에 자주 영감을 받는다고 해요. 전시나 작품의 제목을 그대로 밈에서 따오기도 하죠.


2. 언어 💬 

김상진 작가의 작품은 크게 '인간과 세상'이라는 주제를 갖고 있어요. 작가는 인간이 언어를 통해 세상을 본다고 말해요. 하지만 언어는 실재하지 않을뿐더러 불완전합니다. 이런 언어와 실재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부조리를 작품으로 표현해요.


3. 가상성 💭 

하나의 기호체계인 가상 세계. 현재 우리는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이곳은 실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현실의 몸이에요. 이런 부조리한 부분을 들추는 작업을 하지만, 김상진 작가는 그곳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밈 마니아 김상진 작가📱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김상진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설치와 미디어 아트 작업을 하는 작가입니다. 작가가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인 전시는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학생들이 책상 위로 치솟아 천장 화면에 진입하는 형태의 작품, SNS를 통해서 한 번쯤 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마치 뮤직비디오 세트장 같았던 전시는 어려운 다른 현대 미술 작품들에 비해 의미가 직관적이며, 그동안 작가가 다루어 오던 주제가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도드라졌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 


그중 몇몇 작품 중은 흔히 짤이라고도 하는 밈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어요. 밈(Meme)이란 모방과 유전자의 합성어입니다. 세계적인 생물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인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이기적 유전자>에서 문화정보의 확산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도입한 용어죠. 📖 



이로부터 파생된 인터넷 밈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가는 재밌고 웃긴 콘텐츠를 가리킵니다. 여러분도 혹시 밈을 좋아하시나요? 관심이 없더라도 SNS를 하는 사람이라면 밈을 소비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속된 말로 병맛인 밈부터 어두운 소재를 익살스럽게 풍자하는 밈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동시대 사람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 


작가는 이러한 밈에 영감을 많이 받는다고 해요. 특히 밈이 사회적인 혹인 일상적인 부조리를 해학적으로 나타낸다는 데서 착안해 작품을 만들죠. 밈의 이미지나 텍스트를 그대로 작업의 소재로 사용하기도 해요.


김상진,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 《올해의 작가상 2021》 전시 전경, 2021

출처 : 사진 홍철기, 국립현대미술관

출처 : reddit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1> 전시 제목인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실제 전기를 소비한다’는 미국 웹사이트 레딧(Reddit)의 게시물로 탄생한 밈 속의 텍스트를 차용한 것이에요. 🔌 


Oasis, 2021

출처 : 김상진 작가 인스타그램

출처 : revreflections


위 작품은 ‘미끄럼 주의’를 알리는 경고 표지판이 물속에 들어 있는 짤을 차용한 것이죠. 밈의 맥락을 이해하면 작가가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조금은 예측이 가요. 😆 


key point

  1. 김상진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설치, 미디어 아트 작업을 하는 작가입니다.
  2. 블랙 코미디와 같은 밈에 자주 영감을 받아요. 밈의 이미지나, 텍스트를 그대로 작업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언어 유령 👻 


출처 : reddit


여러분, 이 이미지 중 하나는 편집된 것인데요. 무엇이 진짜일까요? 💁 


belief, hope, love, 2021

출처 : domadome

I will disappear, 2021

출처 : 사진 홍철기, 국립현대미술관


김상진 작가의 작품에 정답이 있습니다! 라켓 표면에 적힌 글자들은 그림자에서 보이지 않아요. 이 밈에서 파생된 작품이 <belief, hope, love>인데요. 이는 우리가 사용하면서 굳게 믿고 있는 언어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해요. '믿음, 희망, 사랑'이란 단어는 매우 추상적이죠? 


이것의 연장선인 <I will disappear>은 언어 자체를 의인화한 작품이에요. 언어의 투명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어리석음, 언어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환기하는 작품이죠. 😶 



우리는 언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며, 그것의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여러분, 언어는 완벽한가요? 나무(실체)를 보고 한국인은 '나무'라고 하지만, 미국에서는 'tree', 일본에서는 'き' 라고 불러요. 즉, 언어는 자의적인 기호에 불과하죠. 


또 잘 보면, 언어가 표현하지 못하는 것도 많아요. 그런데 단순하고 추상적인 언어를 우리는 의심하지 않는 채 살아갑니다. 설령 언어와 실체 사이의 괴리감을 느꼈다고 한들, 또다시 언어로 뒤집어씌우면서 그 사실을 망각하죠. 이러한 언어를 작가는 유령이라고 표현합니다. 🙀 



Crosscheck, 2019

출처 : domadome


이 작품은 기독교의 대표적인 기호체계인 십자가상과 과학적인 계측의 기호 체계를 대표하는 전자 수평계의 십자선을 서로 교차한 작품이에요. 각기 다른 질서를 상징하는 두 개의 십자(cross)를 충돌시킴으로써, 기호란 자의적이고 임의적임을 표현하였죠.


Dog sounds, 2010

출처 : domadome


이런 맥락에서 작가는 언어의 원형을 찾는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40개 언어에서 발견한 48개의 개 짖는 소리를 드럼통에 부착한 48개의 스피커를 통해 재생한 작품이에요. 작가는 2013년의 한 인터뷰에서 이 작업을 사라진 범인(개소리)을 잡기 위해 만든 사운드 몽타주라고 표현하였죠. 🐶 


Air purifier, 2011**

출처 : domadome


흔히 우리는 무지개를 7가지 색으로 구분하죠? 그런데 정확히 7가지 색으로만 되어 있는 것이 아니에요. 빨강과 주황의 사이만 해도 여러 색이 존재하죠.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색을 언어로 환원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언어와 인지 사이의 간극, 언어의 불완전성을 표현한 작품이 바로 <Air purifier>입니다. 이는 꽃을 담은 밀폐된 유리관 속에서 공기청정기가 꽃향기를 냄새로 감지하곤, 꽃이 말라 죽을 때까지 공기정화를 하는 모습의 작업이에요. 🌼 


key point

  1. 인간과 세상을 연결하는 '언어'를 실체가 없는 유령이라고 보았어요.
  2. 기호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언어의 자의성과 불완전성을 작품으로 표현합니다.



유령이 만든 새로운 세계 🌐 


Electric Cave, 2018

출처 : domadome


인간과 세계를 기호론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김상진 작가는, 디지털 기술 또한 원본(현실)을 재현함으로써 다양한 부조리를 낳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였어요. 위 작품은 실제 동굴 소리 대신 수면용 배경 사운드 파일(ASMR)로 대체된 오늘날의 전자 자연을 구현한 작품입니다. 


Meditation, 2013

출처 : domadome


이는 목탁 앞에 설치된 스피커가 목탁음을 대신 들려주는 작품이에요. 🔈 원본과 사본을 나란히 둠으로써 부조리함은 더욱 부각되죠.


Lo-fi Manifesto_cloud Flex, 2021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김상진 작가 인스타그램


그렇다면 가상 세계는 하나의 큰 기호, 유령 세계라고 볼 수 있어요. 우리는 실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이곳이 현실보다 더 현실 같다고 느끼며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죠. <Lo-fi Manifesto_cloud Flex>에서 인간의 하반신은 가상과 현실의 사이에 있는 동시대인의 초상이에요. 눈과 귀, 그리고 정신은 가상 공간에 있으나, 어지러움과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현실의 육체라는 모순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죠. 👾 


Chroma Key Green, 2021

출처 : 사진 홍철기, 국립현대미술관


이 작품 또한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에요. 누군가 각종 특수 효과를 입히기 위해 이용하는 크로마키 그린을 덮고 있는데요. 이는 가상 세계에서 마음껏 자신을 꾸미고 재정의하는 것을 의미하죠.


작품 속 인물처럼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게 이곳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만족감을 얻었지만, 웅크리고 앉아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은 왠지 쓸쓸해 보입니다. 👤


전까지 초록색은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 친화적인 색이었다면, 지금은 또 다른 이미지를 위하여 대체되거나 삭제되기 위하여 존재하는 색입니다. 🌲 📟 


This is fine, 2021

출처 : 김상진 작가 인스타그램

출처 : gunshowcomic


<Lo-fi Manifesto_cloud Flex>, <Chroma Key Green>와 달리 <This is fine>에서는 아예 인간의 형체가 보이지 않아요. 스마트 워치 속에 보이는 영혼 없는 눈알이 전부죠. 이는 마치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우리의 눈빛과 비슷한데요. 작품 제목은 불붙은 방 안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며 괜찮다고 말하는 개의 밈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가상 세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현실에 무감각한 우리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에요. 🔥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이처럼 작가는 '언어-실재', '가상-현실', '사본-원본'의 관계에서 발견한 부조리를 작품으로 표현해요.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작가는 매번 인터뷰를 통해 부조리는 필연적인 과정이며, 인간의 상징, 본질이라고 말해요. 🚶 


“인간과 세계의 부조리은 극복해야 하는 오류이기보다는 오히려 동시대의 인간을 바라보는 단서 또는 동시대 인간을 증명하는 단서로써 작동하게 됩니다.”

-김상진, <올해의 작가상 2021> 전시를 말하다 중-


인문학적 탐구와 철학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작품을 가볍게 양산되는 밈의 화법으로 풀어내는 김상진 작가의 세계 어떠셨나요? 👂 



key point

  1. 디지털 사본을 원본과 나란히 둠으로써 일상의 부조리를 표현해요.
  2.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자신을 지우고 꾸미는 자유를 얻었으나,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동시대인의 모습을 작품에 담았어요.
  3. 현실에 무감각한 인간을 표현한 작품의 제목은 인터넷 밈의 내용을 차용한 것입니다.
  4. 작가는 '언어-실재', '가상-현실'의 관계에서 발견한 부조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 역사와 인간의 상징이라고 말합니다.



'언어와 실재’, '가상과 현실'과 같은 모순적인 구조에서 동시대적 맥락을 이야기하는 김상진 작가. 아팅이가 정리해 드릴게요! 🌟 

  1. 김상진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설치, 미디어 아트 작업을 하는 작가입니다.
  2. 블랙 코미디와 같은 밈에 자주 영감을 받아 작업을 해요. 밈의 이미지나, 텍스트를 그대로 작업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3. 인간과 세상을 연결하는 '언어'를 실체가 없는 유령이라고 보았어요.
  4. 기호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언어의 자의성과 불완전성을 작품으로 표현합니다.
  5. 디지털 사본을 원본과 나란히 둠으로써 일상의 부조리를 표현해요.
  6.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자신을 지우고 꾸미는 자유를 얻었으나,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동시대인의 모습을 작품에 담았어요.
  7. 현실에 무감각한 인간을 표현한 작품의 제목은 인터넷 밈의 내용을 차용한 것입니다.
  8. 작가는 '언어-실재', '가상-현실'의 관계에서 발견한 부조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 역사와 인간의 상징이라고 말합니다.



아트아트의 스페셜 인터뷰! 회화작가 서소영 

인간의 내면과 순수한 감정에 대해 깊은 탐구를 하는 서소영작가. 그녀의 회화작업은 구상적인 요소를 활용하여 추상적인 이미지를 만들며, 성장하고 잃어버린 아름답고 불안정한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다룬다. 작업 자체를 탐구의 과정으로 이야기 하는 그녀는 관람객을 내면의 다양한 감각의 세계로 초대하며, 의도나 제목과 같은 외부적인 요소들은 모두 무시하고 자신의 작업을 통해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