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Arthive
출처 : Arthive

아트레터 vol.18

드디어 해방이다!

현대 미술의 시발점.


형태와 색채의 해방을 알린 피카소와 마티스.

현대 미술의 시작을 알린 그 맥락을 알아봅시다!




여러분, 그간 레터는 잘 받아보셨나요?


그렇다면 막간의 퀴즈! 인상주의를 연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와 현대 미술의 아버지 폴 세잔(Paul Cezanne)의 공통점은 뭘까요? 혹시 바로 캐치하신 분들이 있으실까요?


네, 맞습니다. 바로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에요. 여기서 말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란 그 시대를 감싸고 있는 보편적인 인식 체계의 전환을 이야기하죠. 너무 거창한 이야기인가요?🤔.. 사실 오늘 소개할 레터 또한 그런 큰 영향력 아래 놓인 두 거장의 이야기로 풀어가볼까 하거든요. 바로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에요! 그럼 지금 바로 시작해 볼게요!


*패러다임(Paradigm) : 한 시대의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인식의 체계.




먼저 보고 들어가는

세 가지 키워드 🎨



1. 폴 세잔

지난 레터의 폴 세잔 기억하시나요? 인상주의의 반(反)을 토대로 본질을 추구했던 화가였죠. 다시점(多視點)을 만든 그 화가에요! 그의 노력과 성과를 통해 피카소와 마티스는 절정의 폼을 갖게 됩니다.



2. 해방

피카소는 형태의 해방, 마티스는 색채의 해방을 통해 새로운 화조를 탄생시켜요! 둘의 공통점은 예술을 기성의 화조로부터 해방시켰다는데에 의의를 갖고 있습니다.



3. 건강한 경쟁 관계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피카소와 마티스는 동시대를 살아낸 거장이며 치열한 경쟁관계이자 건강한 영감의 파트너가 되어주기도 했어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거장의 멋진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 폴 세잔

복습하기!


폴 세잔의 자화상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 / 출처 : Al Majalla



지난 레터는 잘 읽어보셨나요? 현대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폴 세잔(Paul Cezanne)을 이야기했었죠. 오늘 레터를 위해 다시 한 번 복습해볼게요! (아트레터15 다시보러가기➡️)


당시 주류를 이뤘던 인상주의에 반기를 갖고 있던 폴 세잔은 찰나의 순간에만 집착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사물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게 다시점(多視點)이었죠. 다시점은 사물의 위, 아래, 옆, 정면, 오늘과 내일 등을 관찰하는 시선을 말해요. 다시점을 활용한 폴 세잔의 그림은 한 순간이 아닌 다양한 흐름과 시각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었어요. 고정된 시각에 비해 조금 더 사물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 보는 듯한 느낌을 줬죠.



폴 세잔의 <Apples, Peaches, Pears, and Grapes> / 출처 : Ibiblio



그뿐만이 아니에요. 폴 세잔은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하며 그림에 활기와 풍요를 불어 넣었어요. 대비되는 색들을 적절하게 분배하여 그 색들이 회화 표현에 공명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었죠. 이 두 가지가 폴 세잔의 그림이 갖는 큰 특징입니다.



Keypoint☝🏻

💡 폴 세잔이 갖는 중요한 의의는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고 이를 표현하려고 했다는 점이에요.

🍎 그 결과 그는 다시점과 다양한 색채의 활용하여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 피카소부터 얘기해볼게요,

다시점과 입체주의(Cubism).


피카소의 작품, <Fanny Tellier> / 출처 : Medium



여러분, 혹시 *입체주의(Cubism)라는 단어 들어보셨나요? 영어로 큐비즘이라고 표현하니깐 큐빅(Cubic), 정육면체와 관련이 있을 것 같죠? 자연스럽고 좋은 유추입니다! 큐비즘은 정육면체와 같은 기하학적인 도형으로 대상을 표현하는 예술 정도로 간단하게 이해하셔도 좋아요. 이 입체주의의 대표적인 화가가 피카소이고, 그 입체주의가 세잔의 다시점에 영향을 받은 결과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본질을 탐구하고자 하는 그의 자세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죠.


* 입체주의(Cubism) : 사물을 한 방향에서 바라보거나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려고 했던 것에 반하여 사물을 여러 방향에서 본 모습을 한 화폭에 담아낸 화조.



기하학적인 형태를 따르고 있는 폴 세잔의 작품 <Apples> / 출처 : Draw Paint Academy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구, 삼각뿔, 원통형 이 세가지에서 비롯된다.” 폴 세잔의 믿음입니다. 그는 이를 토대로 도형적이고, 원근감이 없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죠. 피카소가 계승한 부분이 바로 이부분이에요! 단순하고, 도형적이고, 원근감이 없는. 그것이 바로 큐비즘의 대략적인 설명입니다.



Keypoint☝🏻


🟩 폴 세잔의 단순하고, 도형적이고, 원근감이 없는 본질적 탐구를 계승한 것이 피카소였습니다.

🧩 그렇게 탄생된 것이 입체주의(Cubism)에요.




✨ 대표작으로

한 번 탐구해볼까요?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아비뇽의 처녀들>을 보고 있는 관람객들 / 출처 : Encylopedia Britannica



뉴욕 현대미술관 (MoMA)에 전시 중인 <아비뇽의 처녀들>은 피카소의 대표작이자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기도 해요. 피카소의 큐비즘을 아주 직관적으로 맛볼 수 있는 작품이죠!





피카소의 <Les Demoiselles d’Avignon> / 출처 : MoMA



“여인”의 본질을 표현하기 위해선 고정된 하나의 시점에서 바라보기보다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본 모습을 담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입각한 작품이에요. 자세히 보시면 한 화면에 여인의 옆모습, 대각선에서 바라본 모습, 알 수 없는 각도의 모습까지 한 폭에 담아내고 있죠. 매우 조각적이고, 단순하게 표현됐어요. 이것이 바로 피카소의 큐비즘이죠! 그 이후에도 피카소는 큐비즘을 본격적으로 발전시킵니다.



피카소의 <Woman in bret and checked dress> / 출처 : Arthive



위 그림을 보시니 어떠세요? 사람을 비틀고, 조각내고, 조합하고. 이런 난해한 시도를 감행한 피카소는 피사체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 형식으로부터 해방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것이 피카소가 구현한 큐비즘이 지닌 고유의 가치라고 할 수 있죠.



Keypoint☝🏻


👀 <아비뇽의 처녀들>은 피카소의 입체주의를 직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대표작입니다.

🧩 여인의 본질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본 장면을 조각조각 합쳐 놓은 작품이에요.

💡 그렇게 피카소는 형식에서 해방된 그림을 통해 입체주의를 발전시켜 나아갔어요.




 🌈 색감으로부터의 해방,

앙리 마티스


색채의 마술사, 선의 연금술사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 출처 : ART News



마티스는 조금 더 간략하게 설명해볼게요. 대비되는 색들을 포용하며 다양한 색감을 구현한 폴 세잔의 그림에 영감을 받은 마티스. 그 또한 폴 세잔의 그림을 통해 색채의 해방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아요. 야수파(Fauvism) 라고 혹시 들어보셨나요? 야수파는 말그대로 ‘인간을 그린 게 아니라 마치 야수를 그린 것 같다’는 혹평에서 비롯된 화조인데요. (인상주의와 비슷하죠?☺️) 그 대표작이 앙리 마티스의 <모자를 쓴 여인>이에요.


* 야수파(Fauvism) : 본래 자연의 색을 거부하고 자신의 주관을 활용해 색채를 야수처럼 강력하게 사용하는 화조를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아내를 그린 앙리 마티스, <모자를 쓴 여인> / 출처 : 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지금은 ‘그냥 여러 색을 활용해서 여인을 그렸네’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당시엔 너무나도 충격적인 그림이었다고 해요. 아리따운 여인을 저런 말도 안되는 색들로 표현하다니. 그래서 이를 두고 ‘야수’라는 표현이 등장하게 된거죠. 그러나 여기서 마티스가 시적인 표현으로 모든 비평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리죠.


‘그녀를 처음봤을 때 일었던 감정을 색채로 묘사했을 뿐이다.’


피부는 살구색, 입술은 붉은색 등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이 대상을 바라보았을 때 일었던 감정을 색으로 묘사했다는 것. 있는 그대로를 묘사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색감은 그 형식을 넘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도록 만들어준 것이 마티스가 실현한 색채의 해방이었어요. 정말 멋진 발상이 아닐 수 없죠!




Keypoint☝🏻


🌈 다채로운 색감을 활용한 폴 세잔에 영감을 받아 앙리 마티스는 색채의 해방을 실현합니다.

🎩 특히 그의 아내를 그린 <모자를 쓴 여인>은 색채의 해방과 야수파의 진면모를 보여줘요.




🤝 두 거장의

건강했던 경쟁관계


(좌) 캐주얼을 즐겨 입은 파블로 피카소, (우) 정장을 즐겨 입던 앙리 마티스 / 출처 : Wikicommons



피카소와 마티스는 세기의 라이벌로 불려요. 동시대에 이런 거장들이 함께 했다는 것도 놀라운데 서로에게 다양한 영향을 주고 받았다는 것이 새삼스럽고 신비롭기도 하죠. 앞서 설명대로 피카소는 입체주의를, 마티스는 야수파를 화조로 삼고 있었습니다. 이미 다른 길을 걷고 있었죠.


이뿐만이 아니에요. 피카소는 캐주얼한 복장을 입고 밤에 작업하는 걸 즐겼으나, 마티스는 정장을 입고 낮에 작업하는 걸 즐겼습니다. 더불어 피카소는 많은 여인들과 직접 사랑을 즐기고 나누며 그들을 묘사하곤 했고, 마티스는 일평생 한 여성만을 사랑하며 그녀를 그리는데 집중했습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삶이죠?



피카소에게 영감을 줬던 마티스의 <푸른 누드> / 출처 : Baltimore Museum of Art



그런 그들은 선의의 경쟁을 펼쳤어요. 선의의 경쟁이 뭐냐고요? 그들은 자신이 더 실력이 뛰어난 화가임을 증명하기 위해 상대를 깎아내리거나 비교하기보단 서로에게 자극받고, 영감을 받으며 차츰 전위적인 진화를 함께 했죠. 일종의 티키타카라고 할까요? 


가장 대표적인 예가 위에 한 번 언급했던 <아비뇽의 처녀들>입니다. 위 작품은 앙리 마티스의 <푸른 누드>에서도 표현된 다시점과 그가 피카소에게 소개해줬던 아프리카 예술에 영감을 받아 완성한 작품이라는 해석도 존재합니다. 자신의 그림의 일부를 훔치고, 영감을 앗아간 마티스는 분개했지만 피카소의 재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죠. 갑자기 여기서 피카소의 명언이 떠오르네요.



"Good artist copy, Great artist steal."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 Picasso



피카소가 완성한 <기대어 누운 누드> / 출처 : Arthive



피카소의 등장으로 대두된 입체주의는 야수파를 소강시켰고, 마티스는 새로운 영감을 위해 여행을 떠나며 지속적으로 명작을 그려냅니다. 그를 따라 피카소 또한 발전을 도모했고 그렇게 마티스의 <푸른 누드>를 오마주한 듯한 <기대어 누운 누드>가 완성되죠. 그렇게 두 거장은 서로를 자극하고, 자극받으며 건강한 성장을 이룹니다.



Keypoint 👆🏻


🙅🏻‍♂️ 라이프스타일부터 성격까지 달랐던 피카소와 마티스. 서로가 경쟁하고, 보완하며 건강하게 성장했죠.

🙆🏻‍♀️ 폴 세잔에 영향을 받아 기존 미술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어요!

💙 마티스의 <푸른 누드>는 피카소에게 많은 영향을 준 작품이에요. <아비뇽의 처녀들>을 그릴 때도 영감을 받았죠.






🎨 폴 세잔의

그림이 낳은 두 거장


폴 세잔의 자화상 / 출처 : 출처 : The Collector



폴 세잔에 영향을 받아 고여있는 전통 미술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 파블로 피카소와 앙리 마티스. 사물의 순간적 외형을 중시하는 게 아니라 대상의 본질적인 모습을 파헤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DNA를 계승하여 두 거장 모두 자신만의 멋진 화조를 만들어냈죠.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두 작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던 폴 세잔이 현대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오늘은 피카소와 마티스를 인용하여 폴 세잔, 그리고 현대 미술의 시작점을 대략적으로 설명해봤는데요. 어떠셨나요? 예술에 있어 무언가를 새롭게 창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기존의 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키며 자신의 색을 만들어 나아가느냐도 예술이 잊지않고, 인정하며, 갖춰야할 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레터에도 좀 더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로 찾아뵐게요. 안녕!




오늘의 내용 정리!


1. 폴 세잔이 갖는 중요한 의의는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고 이를 표현하려고 했다는 점이에요.

2. 그 결과 그는 다시점과 다양한 색채의 활용하여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3. 폴 세잔의 단순하고, 도형적이고, 원근감이 없는 본질적 탐구를 계승한 것이 피카소였습니다.

4. 그렇게 탄생된 것이 입체주의(Cubism)에요.

5. <아비뇽의 처녀들>은 피카소의 입체주의를 직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대표작입니다.

6. 여인의 본질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본 장면을 조각조각 합쳐 놓은 작품이에요.

7. 그렇게 피카소는 형식에서 해방된 그림을 통해 입체주의를 발전시켜 나아갔어요.

8. 다채로운 색감을 활용한 폴 세잔에 영감을 받아 앙리 마티스는 색채의 해방을 실현합니다.

9. 특히 그의 아내를 그린  <모자를 쓴 여인>은 색채의 해방과 야수파의 진면모를 보여줘요.

10. 라이프스타일부터 성격까지 달랐던 피카소와 마티스. 그러나 서로가 경쟁하고, 보완하며 건강하게 성장했죠.

11. 폴 세잔에 영향을 받아 기존 미술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어요!

12. 마티스의 <푸른 누드>는 피카소에게 많은 영향을 준 작품이에요. <아비뇽의 처녀들>을 그릴 때도 영감을 받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