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03. 윤형근

침묵의 화가



RM의 예술적 뮤즈,
단색화의 거장, 윤형근
RM의 예술적 뮤즈,
단색화의 거장, 윤형근

출처 : 빅히트 뮤직

윤형근, 세 가지 키워드

1.천지문

2.미니멀리즘

3.김환기

천지문 天地門. 말그대로 '하늘과 땅, 그리고 문'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천지문은 윤형근 작가의 예술적 사상을 대변하는 그만의 언어이자 화조가 되었죠. 자세한 설명은 본문에서!


윤형근 작가의 작품관은 그의 정서를 온전히 담고 있습니다. 한국 근현대사를 몸소 겪은 장본인으로써 체득한 울분이 녹아 있던 작품세계는 점차 소강되며 단단하고, 간결한 화조를 완성합니다. 이 시기 미국 내 미니멀 아티스트로 명성을 떨치던 도널드 저드 Donald Judd 와의 교류를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윤형근 작가는 우리나라 미술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김환기 작가의 친애하는 제자 이자 사위였는데요. 실제로 윤형근 작가는 김환기 작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들은 부-자 관계에 가까울 정도로 서로를 존중하고, 위해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RM이 선택한 윤형근의 '청색'


출처 : 빅히트 뮤직


빌보드 200에서 쾌거의 성적을 이룬 RM. 빌보드 200 차트 내 3위라는 성적을 거두며 대한민국 역사 상 최고의 기록을 경신한 솔로 앨범을 탄생시켰습니다. 이런 유의미한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1번 트랙은 앨범에 있어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기 마련인데요. 그 앨범의 제목은 ‘Yun’, 화가 윤형근의 성을 빌려 만들어진 트랙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위 사진 또한 윤형근 작가의 <청색>이라는 작품과 함께 찍은 이미지인데요. 앨범 제목조차 <Indigo>인 만큼 RM이 윤형근 작가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가늠할 수 있겠죠?



Keypoint☝🏻

 🎵 RM의 싱글앨범 <Indigo>는 윤형근 작가의 세계관과 철학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아팠던 청춘, 근현대사를

몸소 경험한 윤형근.


청주에서 태어난 윤형근은 문화적인 기조가 있는 아버지 아래서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지냈습니다. 그렇게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1기에 입학하여 당시 미술대학 교수였던 김환기를 만나 엘리트의 길을 걷는 듯 보였지만 당시에 벌어진 아픈 근현대사를 정면으로 맞이하며 청년 윤형근의 인생에도 큰 위기가 닥치죠. 흩어져 있는 학교들을 통합하여 국립서울대학교를 만들겠다는 국대안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제적을 당했고, 학생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보도연맹에 끌려가 학살을 당할 뻔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벌어진 1950년 남북전쟁 때는 서울에서 피란을 가지 않았다는 사유로 6개월의 복역살이를 했습니다. 전쟁 후, 홍익대학교로 거처를 옮긴 김환기의 도움으로 홍익대학교로 편입, 졸업을 한 뒤 숙명여고에서 교사직을 맡았는데 당시 벌어졌던 부정입학비리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가 10년 동안 국가의 관찰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부정입학 당사자가 중앙정보부 실세의 딸이었기 때문이었죠. 제적과 학살 위기, 구금 등 윤형근의 젊은 날은 매우 굴곡져 있었습니다. 그의 고난은 고스란히 작품 속에 녹아 들기 시작합니다.



Keypoint☝🏻

불의를 참지 못하던 윤형근은 유신정권, 남북전쟁, 공권력에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굴곡진 청년기를 보냈죠.


울분에서 비롯된

'천지문 天地門 '의 탄생

그의 그림은 점점 색조를 잃고 있었다. (좌) <드로잉>, (우) <청다색>



김환기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던 그의 화조는 아픈 역사를 온몸으로 경험한 뒤 색채를 잃고 간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단단하고, 깊이 있는 작품들이 탄생하기 시작하죠. 넉넉하지만 간결해보이는 이 화조를 두고 윤형근은 천지문 天地門 이라 명명했습니다. 이 작품들은 면포나 마포 그대로의 표면 위에 하늘을 뜻하는 청색 Blue 과 땅의 색인 암갈색 Umber을 섞어 만든 ‘오묘한 검정색’을 큰 붓으로 푹 찍어 내려 그은 그림들입니다. 말그대로 ‘하늘과 땅이 만나 이루어진 문’을 의미하죠. 격동의 시기에 온몸으로 겪은 울분을 토해내듯 거대한 붓으로 찍어내린 검은 기둥들이 윤형근의 대표작품들입니다.



Keypoint ☝🏻

🚪 윤형근의 대표적인 화조, 천지문 天地門 은 ‘하늘과 땅이 만나 이루어진 문’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 하늘을 나타내는 청색과 땅을 의미하는 암갈색을 섞은 검정색을 주로 활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한국 미니멀리즘의 서막

<청다색> (1996)

윤형근 작가와 도널드 저드의 만남.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울분과 슬픔은 잦아들고 한층 더 변화한 시점으로 그림들이 완성되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일본과 프랑스를 기점으로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았고, 추후엔 미국의 미니멀리즘 아티스트인 도널드 저드 Donald Judd 와의 교류도 이어졌죠. 그렇게 윤형근은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를 구축해 나아갔고, 그가 생을 떠나던 2000년 대에는 붓으로 위에서 아래로 칠했던 화풍은 사라지고 단단한 사각형의 다양한 구조와 배치가 작품에 반영됐습니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신의 세계가 작품에 투영되었던 셈입니다.



Keypoint ☝🏻

🕋 점차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성숙해지면서 그의 작품은 더욱 간결하고 단단해집니다.

시대가 밝혀 준 그의 작품성

윤형근 화백의 프랑스 파리 작업실, (1981)


그는 2007년 담도암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미 전세계적인 인정을 받았지만 그의 작품은 시간을 머금을수록 더욱 빛을 발했죠. 특히 2017년 세계 최정상급 갤러리인 뉴욕 데이빗 즈워너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당시 작품이 완판되며 한국의 단색화가로 명성을 높였습니다. 그의 작품이 낙찰된 가격으로만 시대적인 가치를 비교하자면 2010년대 초반에는 약 4,000만원에 거래되었던 그의 작품들은 2010년 중반대에는 1-2억선, 2010년 말기에 드러서며 4억원 선을 형성했습니다.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세상 속에 간결하고 깊이 있는 윤형근 작가의 단색화는 아크테커들에게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품들 중 하나입니다.



Keypoint ☝🏻

👀 여태껏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윤형근의 작품은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된 가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것이 아트 테커들이 그의 작품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죠.

사실 그는..

김환기와의 각별한 관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술계의 거장, 김환기.


RM 이전에 윤형근 작가를 수식하는 대표적인 표현은 ‘김환기의 사위’였습니다. 사실 그전에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죠. 김환기는 우리나라의 국보급 작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132억이라는 매우 높은 낙찰액을 기록한 작가입니다. 물론 작품의 가격으로 작가의 가치를 상정할 순 없지만 그만큼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다는 간접 증거인 만큼 분명 유의미한 숫자겠죠. 그만큼 거장으로 불리던 김환기였기에 윤형근 작가를 수식하는데 김환기 작가의 이름이 빠질 수 없었죠. 그에 비해 덜 알려진 윤형근 작가는 최근 RM이 공개적으로 shout-out을 받으며 다시금 화제가 된 작가라고 볼 수 있죠. 업계에선 이미 단단한 명성을 지닌 작가였지만요.



Keypoint ☝🏻

김환기와 윤형근은 스승과 제자이자, 장인어른과 사위의 관계였습니다. 완전한 로열 아트 패밀리죠.

그의 대표작 톺아보기


<청색>,1972

출처 : PKM Gallery




<청다색>, 1973
출처 : MMCA




<청다색>, 1976
출처 : MMCA



<청다색>, 1977

출처 : MMCA




<다색>, 1980

출처 : MMCA




<드로잉>, 1981

출처 : PKM Gallery




<드로잉>, 1981

출처 : PKM Gallery




<다색>, 1988

출처 : MMCA




<청다색>, 1999
출처 : MMCA

Bonus Track😘 

RM - Yun (with Erykah Badu)

2023년 발매된 RM의 첫 솔로 앨범 <Indigo>. 이 앨범의 1번 트랙의 'Yun'이라는 곡은 윤형근 작가를 의미하는데요. 이 곡은 RM이 윤형근 작가에게 보내는 진심 어린 존경심과 동시의 윤형근 작가의 육성이 담긴 나레이션을 통해 그의 인생 철학을 엿볼 수 있는데요. 시간 괜찮으시면 한 번 들어보고 가시는 걸 추천!




"평생 진리에 살다 가야 한다 이거야. 플라톤의 인문학에서는 인간의 본질인데, 진선미, 진실하다는 진(眞)자 하고, 착할 선(善)자 하고, 아름다울 미(美)인데, 내 생각에는 진 하나만 가지면 다 해결되는 것 같아"

"그러려면 욕심을 다 버리고, 모든 욕심을 다 버려야 해. 천진무구한 세계로 들어가야지. 나는 그렇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 안 되는 거예요. 죽을 때까지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은 해야지. 그게 인간의 목적이거든."

- Yun


한줄 내용정리 ☝🏻

1.  RM의 솔로 앨범 <Indigo>는 윤형근 작가의 세계관과 철학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2. 불의를 참지 못하던 윤형근은 유신정권, 남북전쟁, 공권력에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굴곡진 청년기를 보냈죠. 그의 울분은 작품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3. 윤형근의 대표적인 화조, 천지문 天地門 은 ‘하늘과 땅이 만나 이루어진 문’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4. 천지문은 하늘을 나타나는 청색을 의미하는 암갈색을 섞은 검정색을 주로 활용한 것이 특징!

5. 시대가 흐르며 작가의 울분이 조금씩 사그라들며 그의 작품은 좀 더 간결하고 단단한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6. 여태껏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작가의의 작품은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된 가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것이 아트 테커들이 그의 작품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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