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네일: DO HO SUH,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2013 Installation view
ARTLETTER | artist
Editor. Park Jung-min
VOL.97 시공간을 초월하는 집, 서도호
오늘의 레터, 천으로 만든 집으로 세계를 누비는 대한민국의 예술가 서도호입니다.

서도호, 그의 런던 작업실에서 Credit. Nolwen Cifuentes for The New York Times
서도호는 자신이 살았던 장소에 대한 기억과 그 장소가 건축물과 재료, 장소에 의해 어떻게 구현되고 개인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지 조명합니다. 서도호의 설치 작업은 신체, 기억, 공간의 복잡한 관계를 다루며 작가 본인에 대한 자아 성찰 도구이자 최대의 관심사입니다.
그는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로 선정되며 국제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국내에서는 리움미술관 개관 이래 처음 생존하는 작가로서 개인전을 열었어요. 천을 이용해 자신이 머물던 한옥, 뉴욕의 아파트 등을 구현해 ‘집 짓는 미술가’로 불리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깐!! 👀
아트레터 구독자님들! '모더니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에 나타난 예술 및 문학 사조로, 의식의 흐름 기법, 다중 시점 등 다양한 실험적 기법을 시도했습니다. 또 '모더니즘' 작가들은 개인의 내면세계와 주관적 경험을 중시하며, 심리적 깊이와 복잡성을 탐구했어요. '모더니즘' 작가들은 전통적인 형식과 규범을 탈피하고 혁신적인 표현 방식을 추구한 것일까요? 또,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가와 작품은 무엇이 있을까요?


쉽고 빠르게 '모더니즘' 배워봅시다! 너무 많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채웠어요.

먼저 보고 들어가는 키워드 ✔
1. 민중 👥👥
서도호의 초기 작업에는 인간 군상을 표현한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군중은 기이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손으로 앞사람의 눈을 가린 채 지네처럼 하늘을 향해 길게 붙어있거나(Karma) 개미처럼 작은 인간들이 커다란 발 밑에 있거나(Floor) 머리가 없이 서있는 80년대 남학생의 교복이 강당에 꽉 들어찬 모습(High School Uniform) 등 크기와 형태가 보편성을 벗어나 있어요.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과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2. 옮겨다니는 집 🏠
서도호 작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마 천으로 만든 반투명한 집일 것입니다. 작가는 '이동성'을 생각하여 '천으로 만든 집'을 고안합니다. '이동성이 있는 집'과 '집안의 집'이라는 변위는 두 공간 사이의 물리적, 시간적 통로를 만들고 부재하는 집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3. 한국적인 🇰🇷
작가는 한옥, 한국의 80년대 교복, 한국적인 색 등 한국적인 오브제를 작품에 적극 활용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는 말이 있듯 서도호 작가의 한국적인 풍경은 세계인들에게 생경함과 이국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며 신선함을 주었고, 문화의 충돌과 이질감에 대한 의미를 끌어냈습니다.

개인과 집단


DO HO SUH, Public Figures, 1998, Stone and bronze, 111.81 x 82.44 x 108.27 inches, 284 x 209.4 x 275 cm
집으로 유명한 서도호 작가는 초기 개인과 집단을 다룬 설치 작업을 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 아시아미술관에 설치된 ‘공인들 Public Figures’입니다. 40여 명의 사람 조각이 텅 빈 좌대를 떠받치고 있는 이작품은 위정자와 민중 가운데 누가 더 중요한지 권력과 구조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일반적인 도시의 기념비는 사람들에게 위엄을 줍니다. 좌대 위에는 국가적 영웅 또는 위인의 장엄한 인물상을 설치하죠. 하지만 공인들은 그 공식을 뒤엎고 텅 빈 좌대 아래에 무명의 사람인 ‘민중’을 조명합니다. 이로써 익숙한 거대 서사의 중심축을 해체하고 익숙해져 있는 권력구조에 질문합니다.
작가는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에서 ‘민초’라는 개념을 언급하며 절대 죽지 않고 늘 새로워지면 힘을 합치면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말했습니다.

충돌하는 시공간

DO HO SUH, Fallen Star 1/5, 2008, Installation view, Psycho Buildings, Hayward Gallery, London, United Kingdom, 2008

DO HO SUH, Fallen Star 1/5, 2008, Installation view courtesy Arthur
작가가 유학 생활하며 느낀 문화차이에서 오는 충격, 이질감과 집단과 개인의 기억을 표현한 작품 ‘추락한 별 Fallen Star’입니다. 처음으로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작가는 낯선 도시의 이질적 감각과 고향의 향수를 뉴욕과 서울이란 두 개의 도시, 문화의 충돌로 구현했습니다. 내부는 놀라운 디테일의 가정집의 인테리어를 구현했어요.
이처럼 ‘집’은 단순히 주거의 공간만이 아닌 개인의 정체성을 확인시켜 주며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더불어 물리적 집을 통해 공간의 근본적 속성, 심리적 공간으로의 집을 고찰하게 합니다.


DO HO SUH Fallen Star, 2012,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Photo Sam_Beebe
추락한 별은 총 18개의 영구 작품으로 보존돼 있습니다. 18번째 작품은 샌디에고의 UCSD 캠퍼스 중앙에 설치돼 있어요. 옥상에 위태롭게 매달린 집은 뉴잉글랜드의 고전적인 스타일의 집을 모델 삼았습니다. 내부 또한 실제 집처럼 가구와 장신구, 가족사진 책 등으로 꾸며놓았습니다. 경사에도 불구하고 내부로 들어가는 방문객들이 있다고 해요.

Do Ho Suh Bridging Home, 2010 Mixed media outdoor installation New commission for Liverpool Biennial 2010, Touched Between 84-86 Duke Street Liverpool
‘장소 관계적’ 야외 혼합 매체 설치물인 ‘틈새 집 Bridging Home’은 작가가 10년 동안 구상한 연작 중 하나입니다. 실제의 1/5사이즈로 제작한 한국 전통 한옥이 영국 리버풀 듀크 거리 84-86번지의 두 건물 사이에 위치해 생경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리버풀의 시민들은 익숙한 자문화에서 타국의 오브제가 끼어듦으로써 발생하는 기이한 감각, 긴장감을 느끼죠. 자신이 거주한 공간을 이질적인 문화와 결합함으로써 기억, 집, 이주, 소속감에 관한 작가의 탐구를 확장했다는 평입니다.
저는 시간과 공간은 함께 붙어 다닌다고 생각해요. 제가 서울에서 만든 집을 다른 곳으로 옮긴 다음 들어가 보면 옛날로 되돌아가는 듯한 '프루스트 효과'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 제가 집을 보는 곳은 새로운 곳이잖아요. 동시에 미래에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제 작품이 시공간을 아우르는 '이동성'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거야말로 제가 계속해서 붙잡아야 할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서도호 (한경, 이선아 기자, 2023)

Do Ho Suh, Staircase-III, 2010, courtesy Lehmann Maupin Gallery, New York © Do Ho Suh
스테인리스 스틸과 폴리에스터를 사용해 뉴욕 첼시의 아파트 계단을 재현한 설치물입니다. 전체 집의 일부분인 계단과 같은 특정 중간 공간을 설치해 계단 꼭대기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하도록 유도하고 ‘오스만 레드’의 강렬한 붉은 색을 이용해 꿈과 같은 기이한 느낌을 줍니다.
(...)왜 우리가 여기 있나, 왜 태어났고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느냐… 그런 아주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영어로 말하면 프로파운드한 질문들을 늘 던진다. 그 과정에서 집이나 옷을 가지고 답을 얻으려고 노력을 하는 거다(...)크게 보자면 세상을 바라보고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집이라는 요소를 도구로 쓰는 셈이다.
-서도호 (w코리아, 황선우 기자, 2012)

DO HO SUH,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2013 Installation view, Home Within Hom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Korea, 2013–2014

Photo. Cranium Corporation (2014)
2013년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해 많은 사람들에게 작가를 각인시키며 ‘호암상’(삼성 재단에서 제정한 상)을 안겨준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입니다.
이곳저곳에서 생활하던 그에게 ‘이동성’은 중요한 요소였죠 ‘transportable home’ 이동시킬 수 있는 집의 형태를 생각하다 떠올린 것이 천으로 만든 집이었습니다. 그는 아일랜드의 디자인 스쿨에 재학할 때 배웠던 재봉틀로 자신이 머물던 집들을 연결하는 작품을 만들게 됩니다.
안쪽의 집은 작가가 자랐던 성북동 한옥 그리고 바깥은 미국에서 살았던 첫 3층짜리 아파트를 구현했습니다. 디테일을 위해 뉴욕의 집주인을 설득해 실측하고 제작하는 데 6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손바느질과 재봉틀을 이용해 정교하게 만들며 많은 노동량을 필요로했습니다. 이동이 용이하고 반투과성을 지닌 폴리에스터를 사용해 집 내부의 문고리, 욕조 등을 정교히 재현했으며 푸른색의 얇은 천으로 투과되는 빛과 실물 크기(12x15m)가 주는 압도감이 보는 이를 단번에 매료합니다.
작가는 한옥, 아파트, 전시장, 미술관, 서울까지 차례로 공간 다섯 개가 겹쳐 있는 것을 인식하길 바라면서 제작했다고 해요.


'Specimen Series: 348 West 22nd Street, APT. New York, NY 10011, USA - Toilet', 2013, © Do Ho Suh (좌)
“Jet Lag" (detail), above, features household objects from Mr. Suh’s various homes and countries, rendered in fabric. Credit.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photo by Jeon Taeg Su (우)
내년 런던의 유명 미술관 테이트 모던에서 서도호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고 합니다. 5월1일부터 10월26일까지 제네시스와의 파트너십으로 열리는 ‘제네시스 전시회’로 천 설치 작품과 드로잉 작업, 영상물 등이 전시될 예정입니다.
썸네일: DO HO SUH,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2013 Installation view
ARTLETTER | artist
Editor. Park Jung-min
VOL.97 시공간을 초월하는 집, 서도호
오늘의 레터, 천으로 만든 집으로 세계를 누비는 대한민국의 예술가 서도호입니다.
서도호, 그의 런던 작업실에서 Credit. Nolwen Cifuentes for The New York Times
서도호는 자신이 살았던 장소에 대한 기억과 그 장소가 건축물과 재료, 장소에 의해 어떻게 구현되고 개인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지 조명합니다. 서도호의 설치 작업은 신체, 기억, 공간의 복잡한 관계를 다루며 작가 본인에 대한 자아 성찰 도구이자 최대의 관심사입니다.
그는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로 선정되며 국제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국내에서는 리움미술관 개관 이래 처음 생존하는 작가로서 개인전을 열었어요. 천을 이용해 자신이 머물던 한옥, 뉴욕의 아파트 등을 구현해 ‘집 짓는 미술가’로 불리기도 합니다.
아트레터 구독자님들! '모더니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에 나타난 예술 및 문학 사조로, 의식의 흐름 기법, 다중 시점 등 다양한 실험적 기법을 시도했습니다. 또 '모더니즘' 작가들은 개인의 내면세계와 주관적 경험을 중시하며, 심리적 깊이와 복잡성을 탐구했어요. '모더니즘' 작가들은 전통적인 형식과 규범을 탈피하고 혁신적인 표현 방식을 추구한 것일까요? 또,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가와 작품은 무엇이 있을까요?
쉽고 빠르게 '모더니즘' 배워봅시다! 너무 많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채웠어요.
먼저 보고 들어가는 키워드 ✔
1. 민중 👥👥
서도호의 초기 작업에는 인간 군상을 표현한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군중은 기이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손으로 앞사람의 눈을 가린 채 지네처럼 하늘을 향해 길게 붙어있거나(Karma) 개미처럼 작은 인간들이 커다란 발 밑에 있거나(Floor) 머리가 없이 서있는 80년대 남학생의 교복이 강당에 꽉 들어찬 모습(High School Uniform) 등 크기와 형태가 보편성을 벗어나 있어요.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과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2. 옮겨다니는 집 🏠
서도호 작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마 천으로 만든 반투명한 집일 것입니다. 작가는 '이동성'을 생각하여 '천으로 만든 집'을 고안합니다. '이동성이 있는 집'과 '집안의 집'이라는 변위는 두 공간 사이의 물리적, 시간적 통로를 만들고 부재하는 집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3. 한국적인 🇰🇷
작가는 한옥, 한국의 80년대 교복, 한국적인 색 등 한국적인 오브제를 작품에 적극 활용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는 말이 있듯 서도호 작가의 한국적인 풍경은 세계인들에게 생경함과 이국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며 신선함을 주었고, 문화의 충돌과 이질감에 대한 의미를 끌어냈습니다.
개인과 집단
DO HO SUH, Public Figures, 1998, Stone and bronze, 111.81 x 82.44 x 108.27 inches, 284 x 209.4 x 275 cm
집으로 유명한 서도호 작가는 초기 개인과 집단을 다룬 설치 작업을 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 아시아미술관에 설치된 ‘공인들 Public Figures’입니다. 40여 명의 사람 조각이 텅 빈 좌대를 떠받치고 있는 이작품은 위정자와 민중 가운데 누가 더 중요한지 권력과 구조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일반적인 도시의 기념비는 사람들에게 위엄을 줍니다. 좌대 위에는 국가적 영웅 또는 위인의 장엄한 인물상을 설치하죠. 하지만 공인들은 그 공식을 뒤엎고 텅 빈 좌대 아래에 무명의 사람인 ‘민중’을 조명합니다. 이로써 익숙한 거대 서사의 중심축을 해체하고 익숙해져 있는 권력구조에 질문합니다.
작가는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에서 ‘민초’라는 개념을 언급하며 절대 죽지 않고 늘 새로워지면 힘을 합치면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말했습니다.
충돌하는 시공간
DO HO SUH, Fallen Star 1/5, 2008, Installation view, Psycho Buildings, Hayward Gallery, London, United Kingdom, 2008
DO HO SUH, Fallen Star 1/5, 2008, Installation view courtesy Arthur
작가가 유학 생활하며 느낀 문화차이에서 오는 충격, 이질감과 집단과 개인의 기억을 표현한 작품 ‘추락한 별 Fallen Star’입니다. 처음으로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작가는 낯선 도시의 이질적 감각과 고향의 향수를 뉴욕과 서울이란 두 개의 도시, 문화의 충돌로 구현했습니다. 내부는 놀라운 디테일의 가정집의 인테리어를 구현했어요.
이처럼 ‘집’은 단순히 주거의 공간만이 아닌 개인의 정체성을 확인시켜 주며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더불어 물리적 집을 통해 공간의 근본적 속성, 심리적 공간으로의 집을 고찰하게 합니다.
DO HO SUH Fallen Star, 2012,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Photo Sam_Beebe
추락한 별은 총 18개의 영구 작품으로 보존돼 있습니다. 18번째 작품은 샌디에고의 UCSD 캠퍼스 중앙에 설치돼 있어요. 옥상에 위태롭게 매달린 집은 뉴잉글랜드의 고전적인 스타일의 집을 모델 삼았습니다. 내부 또한 실제 집처럼 가구와 장신구, 가족사진 책 등으로 꾸며놓았습니다. 경사에도 불구하고 내부로 들어가는 방문객들이 있다고 해요.
Do Ho Suh Bridging Home, 2010 Mixed media outdoor installation New commission for Liverpool Biennial 2010, Touched Between 84-86 Duke Street Liverpool
‘장소 관계적’ 야외 혼합 매체 설치물인 ‘틈새 집 Bridging Home’은 작가가 10년 동안 구상한 연작 중 하나입니다. 실제의 1/5사이즈로 제작한 한국 전통 한옥이 영국 리버풀 듀크 거리 84-86번지의 두 건물 사이에 위치해 생경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리버풀의 시민들은 익숙한 자문화에서 타국의 오브제가 끼어듦으로써 발생하는 기이한 감각, 긴장감을 느끼죠. 자신이 거주한 공간을 이질적인 문화와 결합함으로써 기억, 집, 이주, 소속감에 관한 작가의 탐구를 확장했다는 평입니다.
Do Ho Suh, Staircase-III, 2010, courtesy Lehmann Maupin Gallery, New York © Do Ho Suh
스테인리스 스틸과 폴리에스터를 사용해 뉴욕 첼시의 아파트 계단을 재현한 설치물입니다. 전체 집의 일부분인 계단과 같은 특정 중간 공간을 설치해 계단 꼭대기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하도록 유도하고 ‘오스만 레드’의 강렬한 붉은 색을 이용해 꿈과 같은 기이한 느낌을 줍니다.
DO HO SUH,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2013 Installation view, Home Within Hom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Korea, 2013–2014
Photo. Cranium Corporation (2014)
2013년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해 많은 사람들에게 작가를 각인시키며 ‘호암상’(삼성 재단에서 제정한 상)을 안겨준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입니다.
이곳저곳에서 생활하던 그에게 ‘이동성’은 중요한 요소였죠 ‘transportable home’ 이동시킬 수 있는 집의 형태를 생각하다 떠올린 것이 천으로 만든 집이었습니다. 그는 아일랜드의 디자인 스쿨에 재학할 때 배웠던 재봉틀로 자신이 머물던 집들을 연결하는 작품을 만들게 됩니다.
안쪽의 집은 작가가 자랐던 성북동 한옥 그리고 바깥은 미국에서 살았던 첫 3층짜리 아파트를 구현했습니다. 디테일을 위해 뉴욕의 집주인을 설득해 실측하고 제작하는 데 6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손바느질과 재봉틀을 이용해 정교하게 만들며 많은 노동량을 필요로했습니다. 이동이 용이하고 반투과성을 지닌 폴리에스터를 사용해 집 내부의 문고리, 욕조 등을 정교히 재현했으며 푸른색의 얇은 천으로 투과되는 빛과 실물 크기(12x15m)가 주는 압도감이 보는 이를 단번에 매료합니다.
작가는 한옥, 아파트, 전시장, 미술관, 서울까지 차례로 공간 다섯 개가 겹쳐 있는 것을 인식하길 바라면서 제작했다고 해요.
'Specimen Series: 348 West 22nd Street, APT. New York, NY 10011, USA - Toilet', 2013, © Do Ho Suh (좌)
“Jet Lag" (detail), above, features household objects from Mr. Suh’s various homes and countries, rendered in fabric. Credit.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photo by Jeon Taeg Su (우)
내년 런던의 유명 미술관 테이트 모던에서 서도호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고 합니다. 5월1일부터 10월26일까지 제네시스와의 파트너십으로 열리는 ‘제네시스 전시회’로 천 설치 작품과 드로잉 작업, 영상물 등이 전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