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공예는 흙에서 부터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서 도자기로 만들어지는 공예라고 생각을 하시면 되는데, 저는 그 중에서도 물레성형 기법을 활용해서 도자기를 만들고 있어요. 특별히 신경을 쓰는 부분은 유약을 직접 만들어서 마음에 드는 색감이나 질감이나 광택을 낼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물레 성형을 할 때 손에 있는 흙이 위로 밀려 올라오고 그걸 쫙 아래로 내려 보내주고, 꿈틀거렸던게 점점 원으로 정렬되는 느낌이 성취감을 주거든요. 근데 그게 또 손이랑 물레가 돌아가는 그 속도가 잘 맞아야 매끄럽게 되기 때문에, 항상 그 순간이 재밌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기에 도자기가 금방 만들어진다고 생각을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가마라는게 한번 초벌을 할 때에도 낮게는 750도 높게는 950도까지 높은 온도로 때기 때문에 온도가 천천히 식을 때까지 하루에서 하루 반나절 길게는 이틀 정도까지는 기다려줘야 가마를 열 수가 있어요. 시유를 하고 잘 다듬어서 다시 감아 놓고 이번에는 더 높은 1280도까지 온도를 세팅해서 올린 다음, 이틀 정도 식는 시간을 기다리고, 완성된 작품을 꺼냅니다.
처음에 공예를 선택한 이유는 일상 속에서 사용 할 수 있는 예술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어려워하지 않고 되게 본능적으로 보고 즐거움을 느끼고 위화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예술을 하고 싶어서 공예을 했고, 그 중에서도 도자공예가 좀 재료와 만드는 제작자 사이에 즉각적으로 형태가 변한다던가, 호흡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게 그냥 좋았어요.
모든 공예가 다 그렇겠지만 천장이나 장식장 안에 틀어박혀 있는게 아니라 직접 실생활에서 사용을 하시고 눈길이 잘 닿는 곳에 잘 놓여 있어서 항상 거기에 있구나라는 안정감 같은 것을 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