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레터 vol.5

현실세계를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

'초현실주의 예술의 과거부터 현대까지'


누구나  가끔 현실세계를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회 전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급격한 변화와 과도한 경쟁구도는 인간성의 상실, 인간 소외, 물질 만능주의 등 다양한 사회 병리적 현상들을 초래하고 있는 와중에, 현실을 살아가기 바빠 나 자신 조차 돌보기가 버겁다고 느껴질 때도 있죠. 그런데 과연 예술, 혹은 문화 활동을 즐길 시간이 있을까요? 


인간의 사고는 너무도 복잡해서,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인식하기 힘듭니다. 특히 스트레스 가득, 심리적인 불안 가득 상태일 때 더더욱 앞을 내다보기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미술은 자아의 기록이 시각적인 이미지 안에 농축된 것으로, 자연스러운 창작활동을 하고 보는 것은 자신의 내적 경험을 표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초현실주의, 세가지 주목할 점!


프로이트의 정식 분석 이론


초현실주의는 이 이론에 영향을 받아 꿈과 무의식의 세계 표현을 지향하는 20세기 문학, 예술 사조입니다. 인간의 행동이나 정신적 과정이 무의식에서부터 파생이 되는데, 이것을 외부로 끌어올려 자유연상, 해석 등을 통해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치유할 수 있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초현실주의 화가들


정신적인 억압에서 벗어나고, 내면의 욕구를 자율적으로 표현하는 예술가들.


- 꿈을 그리는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 친숙한 듯 낯선 장면을 그려내다 르네 마그리트


비현실적인 아트워크의 현대작가들


기술이 발전함과 더불어, 이제는 만들어낼 수 있는 세계의 경계가 끝없이 넓어졌다.


- 보이지 않는 영역에 대한 탐구 쿠리바야시 타카시

-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 라팔 올빈스키

- 도시 곳곳의 핑크빛 디지털 아트워크 레이싱헤르

르네 마그리트의  ‘La Corde Sensoble(심금) ’

블라디미르 쿠시의 ‘AFRICAN SONATA’

안드레스 레이싱헤르의 ‘Take - Over'


이성과 합리주의에 대한 반역, 초현실주의

초현실주의, 들어보셨나요? 초현실주의는 프로이트의 정식 분석 이론에 영향을 받아 꿈과 무의식의 세계 표현을 지향하는 20세기 문학, 예술 사조입니다. 1920년대 초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펼쳐졌는데, 제 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촉발된 다다이즘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성과 합리주의에 대한 반역을 꿈꾸는 예술운동이죠.


블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좌)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론에 영향을 받은 달리의 그림(우)


프로이트는 예술의 모든 형태가 정서나 감정을 나타내고 자신의 내면에 대한 이해의 장을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의 행동이나 정신적 과정이 무의식에서부터 파생이 되는데, 이것을 외부로 끌어올려 자유연상, 해석 등을 통해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치유할 수 있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인간의 무의식이 미술로 시각화되는 것은 내면의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기억과 경험들이 관습과 도덕적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현상이며, 이러한 분석에 영향을 받아 초현실주의자들은 꿈과 공상 같은 비현실적인 세계를 표현했던 것입니다.



초현실주의 화가들, 누가 있어요?


초현실주의 회화를 보면, 사실적인 묘사에 대한 집착보다는 다소 엉뚱한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정신적인 억압에서 벗어나고, 내면의 욕구를 자율적으로 표현하는, 쉽게 말해서 꿈의 세계를 중심으로 그려서 그렇습니다.



꿈을 그리는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1904~1989)

살바도르의 미술은 프로이트의 ‘꿈 해석’을 읽고 크게 감명받아 예술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인간의 내면세계를 인정하고 분석하여 ‘꿈의 세계’를 그립니다.

살바도르 달리의 ‘The Persistence of Memory’

그는 1928년 ‘소름의 시작’부터 완전히 초현실주의적 성향을 띠기 시작합니다. 그의 작품에 눈여겨봐야 할 특징 두 가지! 프랑스어로 데페이즈망(dépaysement)과 데포르마시옹(déformation)이 있습니다. 데페이즈망은 원래 있어서는 안 될 곳에 물건이 덜렁 있는 것, 그리고 데포르마시옹은 ‘병형, 왜곡’이라는 뜻으로 작품에서 어떤 대상을 고의로 왜곡시켜 그리는 미술 기법을 말합니다. 흔히 시계가 흘러내리는 그림으로 불리는 ‘기억의 지속’에서 이 특징을 두드러지게 확인할 수 있죠.

살바도르 달리의 ‘Inaugural Gooseflesh’

이런 신비한 그림들은 대부분 그가 꾼 꿈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당시 그는 꿈과 악몽에 매우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침대 옆에 이젤을 두고 악몽을 꾸자마자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꿈에서 본 내면의 세계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에 집착했는데, 꿈에서 나타나는 것들이 트라우마라고 생각하고 무의식의 영역을 그림으로 그려냈습니다. 무의식을 시각화함으로써 트라우마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친숙한 듯 낯선 장면을 그려내다

르네 마그리트 (1898~1967)

마그리트는 친숙하고 일상적인 사물을 예기치 않은 공간에 나란히 두거나 크기를 왜곡시키고 논리를 뒤집음으로써 기이한 장면을 탄생시킵니다. 그는 달리와 마찬가지로 데페이즈망 기법을 사용하여 심리적 충격과 보는 이의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해방시키는 역할을 하고자 했습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Golconda’

어렸을 때 그의 어머니는 여러 번의 자살 시도 끝에 삼브레 강에 빠져 자살했는데, 방에 가둬둘 정도로 정신이상이라 할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어린 마그리트에게는 이 사건이 크나큰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죠. 현실의 아픔을 겪은 이후에 망상, 상상, 환각 등으로 이어지며 비현실적인 마그리트의 그림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기서 잠깐만! 아팅이 등장!

아트아트는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렇게 많은 글을 쓸까? 📖그 중 하나를 알려드릴게요! 


아트아트가 도움을 얻은 책들 중 '반 고흐'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던 <반 고흐의 마지막 70일>! '반 고흐’는 평생을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자신의 예술을 더 높은 경지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삶을 살았어요.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영원한 안식을 취한 곳이 ‘오베르쉬르우아즈’이고요. 그렇다면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고, 주목할 만한 사건들은 무엇일까요?


아트아트가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반 고흐의 마지막 그림>을 추리하는 부분이었어요.🧐

이렇게 오늘은 아트아트가 도움을 받은 책 한권을 빠르게 소개하고 지나갑니다~ 안녕🖐



비현실적인 아트워크를 만드는

현대 작가들


현대 사회에 와서도 각자의 고통과 혼란을 탈피하고자, 혹은 단순히 더 즐거운 세계를 들여다보고자 비현실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현대작가들이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함과 더불어, 이제는 만들어낼 수 있는 세계의 경계가 끝없이 넓어졌는데요, 지금 작가들은 어떻게 비현실 세계를 표현하고 있을까요?


황제성의 ‘Nomad-Idea'


보이지 않는 영역과 경계에 대해 탐구하는

쿠리바야시 타카시 (1968~)

Takashi Kuribayashi

쿠리바야시 타카시의 ‘Tree of Ibuki 2020’

진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보이지 않는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른 방식으로 살게 될 것이다.


타카시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드러낼 수 있도록 천장 뒤, 바닥 뒤, 해저 등 일상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을 시각화하는 설치 작업을 하는 비주얼 아티스트입니다. 이제 작가들은 캔버스나 화폭을 벗어나 3차원의 공간에 공감각적인 경험을 주는 다양하고 대범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죠. 꿈속에서 나올 것 같은 장면들을 공간으로서, 작품으로서 멋지게 연출하는 것이 타카시 작업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의 소재들은 대개 자연과 연관이 되어 있으며, 인간, 경계를 웅장하면서도 고즈넉한 감성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쿠리바야시 타카시의 ‘Trees 2015'


작가는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 사건의 피해자로, 실제 일어나는 일을 확인할 방법이 없는 지하에서 지내며 다양한 세계의 경계를 경험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는 시공간과 삶과 죽음 속 형이상학적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서 선조들의 지혜를 재발견하고 우리 시대의 현인과 같은 사람들의 지혜에 의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작품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를 보는 이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그는 관람자가 스스로 보며 깨닫고 해석하길 원합니다.


쿠리바야시 타카시의 ‘Wolkenmeer (sea clouds)'

쿠리바야시 타카시의 ‘ GENKI - RO (내부 모습)'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

라팔 올빈스키 (1945~)

Rafał Olbiński

라팔 올빈스키의 ‘Teatr'


라팔 올빈스키는 미국의 초현실주의 작가로, 1945년 폴란드의 남부도시 키엘체에서 태어나 1981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초현실주의적 감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시각 예술을 다루고 있는데, 달리와 마그리트 작품을 닮아 있지 않나요? 그는 초현실주의 거장들과 마찬가지로, 데페이즈망 기법을 활용하여 작품을 그리고 있습니다.

라팔 올빈스키의 ‘Don't Think'

라팔 올빈스키의 ‘Experimental Greatness'

라팔 올빈스키의 ‘A Spring'


도시 곳곳 핑크빛 디지털 아트워크을 심은 작가

안드레스 레이싱헤르 (1990~)

Andres Reisinger

안드레스 레이싱헤르의 ‘Take - Over'

저는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영역을 창의적인 배출구로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시간을 바쳤습니다.
저는 곧 그것이 더 광범위한 실험을 가능하게 하고
그에 따라 더 큰 세계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영역이라는 것을 이해했고, 이것이 제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것을 즐기는 이유입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제 예술가들은 매체의 물리적인 한계를 점점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디지털과 물리적 영역을 넘나들며 작업하고 있는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바로 안드레스 레이싱헤르.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디지털 아티스트 중 한 명입니다.  레이싱헤르는 '분류할 수 없는' 그만의 정의에 의해 매혹적으로 선명한 비전을 전달한다. 최근에는 '현실'이라는 개념에 도전하는 새로운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디지털 아트 설치 시리즈 'Take Over'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안드레스 레이싱헤르의 ‘Take - Over'

도시와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물리적 공간을 고려할 때, 레이싱헤르는 각 수도의 독특함에서 영감을 받아 유동적인 설치물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지역들 중 일부를 핑크색 천, 혹은 털로 감쌌습니다.  세련되고 미니멀한 실루엣의 파리, 뉴욕, 사치스럽고 성능이 좋은 커버의 런던, 시네치타의 화려함을 연상시키는 망토를 입은 로마. 거리 자체가 새로운 연극의 주인공이 되는 연극 공연을 만들기 위해 디지털로 작업을 하는데요,  'Take Over'의 파스텔 색상, 유기적인 형태, 그리고 초현실주의적인 환경은 모두 레이싱헤르의 몽환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이미지에 대한 애정과 비현실세계에 대한 즐거움이 나타납니다.


안드레스 레이싱헤르의 'SUN/LEAF’



자, 그럼 이제 오늘 이야기를 정리해드릴게요!


1. 초현실주의는 프로이트의 정식 분석 이론에 영향을 받아 꿈과 무의식의 세계 표현을 지향하는 20세기 문학, 예술사조입니다.

2.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은 그가 꾼 꿈에 기초를 두고, '데페이즈망'과 '데포르마시옹' 기법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3. 현대에 와서는 기술이 발전함과 더불어, 만들어낼 수 있는 세계의 경계가 끝없이 넓어졌습니다.

4. 쿠리바야시 타카시는 캔버스를 벗어나 3차원의 공간에서 꿈속에서 나올 것 같은 공감각적인 경험을 주는 작업을 합니다.

5. 안드레스 레이싱헤르는 디지털과 물리적 영역을 넘나들며 작업하고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현실을 초월하는 아트여행, 어떠셨나요? 자신들의 내면을 표출하며 전형적인 관습에 도전하는 작가들의 이야기는 얼핏 보면 난해하고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서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선사하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와 막막함을 벗어날 탈출구를 경험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